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고충을 겪었던 김경룡 DGB대구은행장 내정자가 2일 자진사퇴했다. 최근 검찰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김 내정자를 따로 입건처리 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구은행장을 맡게 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내정자는 “김태오 회장 체제 아래에 새롭게 DGB금융그룹이 새롭게 거듭라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DGB대구은행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전 임직원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은행 측에 전했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대구은행 노조 내에서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김 내정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은행 내부에서도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있어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으려면 박인규 전 행장 라인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올인’ 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에서 증권사 인수승인권을 금융당국이 쥐고 있는 이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불거진 각종 비리를 해결하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DGB 역시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 등으로 내홍을 겪었고 이를 대대적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에 미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 금융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의 강력한 인적쇄신을 위해서 김 내정자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면서 오히려 DGB그룹이 과거의 연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를 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DGB대구은행은 곧 조직개편을 통해 새 임원을 선임하는 등 체제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